스페인 바차타 최신 트렌드: 레게톤 음악에 바차타 댄스 | Spain Bachata Latest Trend: Dancing Bachata with Reguetón

2023. 4. 13. 19:36라틴댄스

흔히 '레게톤' 이라고 불리는데 스페인어 발음은 'ㄹ레게똔' 이다. 더블 'ㄹ'은 의도적으로 적은 것이다.
(이후 편의상 '레게똔' 또는 Reguetón 으로 표기하도록 하겠다)


레게똔이 라틴팝의 주류임은 명명백백한 사실이다. 살사음악이 라틴음악의 주류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간혹 있는데 제발 스포티파이 차트나 한 번 보고 얘기하시라. 아니면 매년 열리는 '라틴 뮤직 어워드' 라도 좀 보시던가.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레게똔은 아마도 "DESPACITO" 일 것이다.

 
이태원의 일반 클럽이나 바들을 가봐도 항상 나오는 음악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라틴팝은 잘 알려지지 않은 음악세계이다. 이러한 빈약한 환경 속에서도 극히 일부 사람들이 라틴음악을 즐기고 있고 시장도 형성되어 있다. 주로 홍대, 강남을 중심으로 말이다.
그곳에 가면 Salsa와 Bachata를 추는 많은 수의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 간 Bachata 는 이 시장의 주류음악으로 성장해왔으며 기존 Salsa 음악/댄스의 수요를 잠식해왔다. 트렌드의 변화이리라.
Salsa 로 이 곳에서의 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은 Bachata의 붐은 일시적이며 곧 다시 Salsa 가 주류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나는 그들의 소망을 이해한다. 그러나 소망은 소망일 뿐 현실이 될 가능성은 적다. 왜냐하면 Bachata 가 이 곳에서의 주류 음악/댄스로서의 확고한 시장지배자 역할을 앞으로 계속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예측에는 몇가지 강력한 이유가 이미 있으나 본 글에서는 추가적인 매우 강력한 이유를 소개하고자 한다.

Reguetón 음악에 Bachata 를 추기 시작하다

 
Bachata 음악은 매년 계속해서 새로운 신곡들이 나온다. 그에 비하면 Salsa 음악은 ... 참담할 정도로 신곡이 나오지 않는다. 흔히 이 곳에서 쓰는 표현이 있다.

고.인.물.

 
그렇다 ! 이 표현은 예전에 배운 것에만 집착하고 새로운 것들이 나올 때 이를 배우기를 거부하고 오히려 깎아내리며 옛 것만을 고집하는 일부 사람들을 조롱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조선이 망해갈 때 폭망의 결정적 역할을 했던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 을 떠올리게 한다.
고인물은 썩는다. 썩은 물에 다가가는 짐승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라틴클럽/바에서 DJ들이 틀어주는 대부분의 Salsa 음악들은 고인물과도 같다. 마치 문제은행처럼 이미 저장된 플레이리스트 내에서 몇개씩 샘플링해서 반복해서 틀어준다. 새로운 Salsa 음악은 사실상 들어보기 매우 힘들다. 왜냐하면 신곡이 가뭄에 콩 나듯 발표되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Bachata 는 Bachata Sensual 로 진화하더니 Bachata Fusion 으로 한번더 진화하고 이제는 Reguetón 음악에 Bachata 댄스를 추는 경지까지 환골탈태를 거듭하고 있다. Reguetón 음악은 라틴팝의 핵심이자 주류이다. 이 음악은 매우 파워풀하며 매년 생성되는 신곡의 수는 헤어릴 수 없을 정도다. Salsa 입장에서는 넘사벽 수준으로 수많은 음원들을 융단폭격하 듯 시장에 쏟아낸다. Bachata 가 어디까지 진화할 지 필자는 매우 흥미진진하게 기대하고 있다.


아래에 이 현상에 대한 가장 최근의 예시를 소개한다. 스페인으로부터 시작된 Bachata 의 거대한 쓰나미는 거듭하여 2파, 3파 새로운 파동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니엘(Daniel) 은 현존하는 세계 정상급 댄서들 중에서도 가히 독보적이라 평가받는데 음악을 해석하는 능력이 뛰어난 댄서들 중에서도 그 음악의 범위가 더 넓기 때문이다. 이런 그가 Reguetón 음악에 Bachata 를 추기 시작했다.
 
사실, Reguetón 음악을 Bachata Remix 버전으로 바꿔서 이를 Bachata 댄스에 활용한 경우는 꽤 많았다. Reguetón 의 템포는 Bachata 보다 느리기 때문에 템포를 빠르게 바꾸고 Bachata Base 음을 추가하여 일반인들이 Bachata 를 추기 쉽게 해왔다. 그러나 Bachata Remix 없이 Reguetón 원곡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여 추는 경우는 없었다. 필자 역시 여러번 시도하고 연구하였으나 템포가 다소 느리기 때문에 Bachata 를 추기에는 Remix 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눈앞에서 다니엘 & 데지레가 Remix 없이 Bachata 를 추는 모습을 보여주니 절망감이 밀려왔다. 동시에 Bachata 의 새로운 진화를 목도할 수 있는 지금에 너무 감사했다. 
 
 

Bachata 는 알아갈수록 심오한 춤이다
그 진화의 끝을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우리는 작금의 현상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니, 국내에서 자/타칭 '강사' 라고 불리는 사람이라면, 자칭 Professional Socialer 라고 부르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이 현상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라틴문화와의 접촉을 Reguetón 으로 부터 시작하여 스페인에서 공학석사를 마치고 Bachata 댄스에 이르는 여정을 밟아 온 필자는 Reguetón 이 가진 매우 강력한 힘을 알고 있기에 이제 막 시작된 새로운 물결이 어떠한 파장을 가져올 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Bachata 고인물' 이 되지 않길 바란다.


Bachata Dance Demo : DANIEL & DESIREE BAILANDO UN BESO ROSALIA FT RAUW

 
Original Music: